제주올레 5코스는 제주 바다를 왼쪽에 끼고 남원포구에서 시작하여 쇠소깍 다리까지 이어지는 약 13.4km의 길로 4~5시간 소요되며 오름을 지나지 않아 걷기에 익숙지 않은 초보 올레꾼들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다. 시작점인 남원포구 인근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뽑히는 큰엉해안경승지 숲길이 있다. 마치 성을 쌓은 듯 펼쳐지는 기암절벽과 자연 숲터널을 번갈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숲터널 끝에서 나무들이 자연적으로 만들어내는 한반도 지도의 신비로운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산책 후 소박한 위미리어촌마을을 지나면 어른이 두 팔을 벌려도 못 안을 만큼 오래되고 커다란 토종 동백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위미리 동백군락지에 다다르게 된다. 겨울철 붉게 피는 동백꽃과 진한 녹색 잎의 조화가 이국적이면서도 매력적이다.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지만 사유지이므로 농장 관리를 위해 입장료를 받고 있으며 나무가 훼손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또한 국립수산과학원부터 위미동백나무군락을 지나 조배머들코지까지는 경사가 심하기는 하지만 휠체어로 지나갈 수 있으며, 바다와 동백나무, 마을 풍경을 함께 볼 수 있다.
한라산의 정기가 모여든다는 조배머들코지는 제주에서 탄생된 기암괴석들이 모여 있는 장소로, 신기하게 생긴 바위들이 장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다. 위미항과 해안도로와 어우러져 전형적인 제주의 어촌마을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곳을 지나면 용천수가 솟아오르는 넙빌레를 만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주민들의 피서지가 되기도 하지만 걷느라 지친 올레꾼들에게는 한숨 쉬어가며 발을 씻을 수 있는 쉼터가 된다. 해안도로를 따라 여유롭게 쉬어가며 걷다 보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으로 소가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쇠소깍을 마지막으로 제주올레5코스는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