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10코스는 화순금모래해변에서 시작해 하모체육공원까지 총 15.6km로 약 5~6시간이 걸리는 코스이다. 올레코스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10코스는 곳곳의 훼손이 심해져 한동안 휴식에 들어가기도 했다. 다시 개방이 되긴 했으나 자연 훼손과 안전 문제를 고려하여 황우치 해변 대신 산방산의 옆모습과 뒷모습을 보여주는 산방산 둘레길과 습지 등이 포함된 대체 탐방로가 지정되었다.
일반 모래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 성분이 함유되어 짙은 금색을 띠는 화순금모래해변을 뒤로하고 화순 곶자왈 탐방로를 향해 걸으면 산방산을 만나게 된다. 산방산 둘레길은 추사유배길과 지질트레일과도 중복될 만큼 올레꾼들이 많이 찾고 사랑하는 길이다. 파란 하늘과 넓게 펼쳐진 초록색의 물결이 한없이 평화롭다. 산방산 밑에 있는 소금막 항만대의 절경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산방산을 뒤로하고 걷다 보면 마치 용이 머리를 쳐들고 바다로 뛰어들어갈 것 같은 용머리해안이 나타난다. 수천만 년 동안 쌓여 이루어진 사암층은 오묘한 해안절경을 만들어내 보는 순간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용머리해안 오른쪽에는 부드러운 검은 모래사장이 펼쳐지고 내려가는 길에는 제주도로 떨어진 하멜을 기념하는 하멜표류기념비도 있다.
용머리해안을 지나 광활한 백사장을 지닌 사계해안로를 따라 걷다 보면 송악산 둘레길이 나오게 된다. 송악산 자연휴식년제로 인해 2020년까지는 정상부에 오를 수 없지만, 송악산 둘레길에서 나무 펜스를 이정표 삼아 걷다 보면 해안가와 해송이 둘레길을 둘러싸고 있어서 지겨울 틈이 없다. 또한 마라도와 가파도가 가까이 보이는 등 해안 절경이 나타나고 말과 염소, 다양한 야생화가 제주의 자연을 나타낸다.
둘레길을 지나 4.3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섯알오름과 일제가 남긴 비행기 격납고인 알뜨르 비행장을 지나면 탁 트인 전경의 하모해수욕장이 펼쳐진다. 해변 근처에 야영장이 있어 캠핑을 하거나 씨워킹이라는 이색 해양 스포츠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변 따라 조금만 더 걸으면 종점인 하모체육공원이 나타난다.
제주올레 10코스는 초반에는 바윗길이 있고 송악산 둘레길과 높고 낮은 언덕들이 있어 초보 올레꾼들에게는 조금 힘들 수도 있다. 이 구간에는 사계포구부터 송악산 주차장까지 평지가 이어지는 총 3.2km 길이의 평지가 펼쳐져 휠체어를 타고도 한 폭의 그림 같은 사계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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