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3코스는 용수포구 절부암 앞에서 시작하여 저지예술정보화마을까지 이어진 15.9km의 길로 약 4~5시간 소요되며, 바다에서 시작하지만 한라산 방향으로 뻗어가며 제주 서부 중산간 깊숙한 곳까지 닿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가톨릭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기념 성당이 있는 용수포구를 지나 걷다 보면 50명의 특전사 대원들의 도움으로 탄생한 특전사 숲길이 나타난다. 총 3km의 사라진 숲길을 이틀에 걸쳐 복원하고 정비한 것이다. 길을 걸으며 특전사들이 만든 자그마한 쉼터를 발견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우거진 나무숲 사이로 간간이 비치는 햇빛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전사 숲길을 지나면 바로 고사리가 무성하게 우거진 고사리 숲길이 자리 잡고 있다. 길 양편으로 가득한 고사리들을 따라가다 보면 중간에 조수리 청년회에서 올레꾼들을 위하여 조성한 공중전화 박스만 한 크기의 소박한 쉼터를 만날 수 있다. 물과 가스레인지가 준비되어 있어 여느 카페보다 뜨겁고 편안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쉴 수 있다. 쉼터 곳곳에 적힌 감사의 쪽지들을 보다 보면 훈훈한 마음으로 다음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떼게 된다.
고사리 숲을 지나면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대장간이 시작된 낙천리 아홉굿 마을을 만나게 된다. 의자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에는 주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1000개의 의자들로 꾸며놓은 공원이 현대 설치미술의 작품처럼 위엄을 뽐낸다.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의자를 내주어 농촌의 편안함과 넉넉함을 안겨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공원 외에도 마을 곳곳에 풍경과 어우러지는 의자들이 놓여있어 들판과 돌담, 바람을 느끼며 쉬어갈 수 있게 하였다.
낙천리 마을을 지나면 닥나무가 많아 닥몰오름으로도 불리는 저지오름이 올레 13코스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오름의 둘레길과 정상 모두 거치는 코스로, 사시사철 푸르른 나무들을 따라 올라가면 서울, 북경, 독도 방향에 따라 비양도와 송악산, 가파도까지 내려다보며 저지오름의 멋진 자연 풍경을 느낄 수 있다. 발길을 돌려 오름을 내려오면 올레 13코스의 종점인 저지예술정보화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올레 13코스는 난이도 ‘중’으로 폭이 좁은 숲길을 여럿 지나게 되지만, 시작점에서 바다의 향취를 느끼고 도착점에서는 숲의 내음을 가득 안을 수 있어 여행객들에게 초록빛 추억을 선물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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