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15-A코스는 제주 서부 지역에서 가장 큰 항구인 한림항에서부터 고내포구 우주물 앞까지 이어진 16.5km의 길로 약 5~6시간이 소요되며, 바다에서 시작해 마을을 돌아 다시 바다로 끝나는 코스이다. 갈매기 모양의 솟대 옆으로 진짜 갈매기들이 날아다니는 기묘한 풍경이 있는 한림항을 뒤로하고 섬의 안쪽으로 농로를 따라 걷다 보면 선운정사가 나타난다. 선운정사에는 설문대할망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소원석도 있지만, 무엇보다 1만 8천여개의 빛나는 연꽃 등이 있어 매일 일몰 후 열리는 빛마루축제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낮에 와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해 질 녘에 방문해서 사찰과 나무, 탑 등 곳곳을 비추는 등불과 정원에 가득 깔린 LED조명의 연꽃들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야경을 보는 것도 색다를 것이다.
선운정사를 지나 숲길을 따라가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난대림지대 금산공원을 만나게 된다. 제주시 서부의 유일한 평지 상록수림으로, 다양한 종류의 난대성 식물들이 있는 자연의 경관을 볼 수 있다. 또한 예로부터 양반들이 시를 짓거나 담소를 나누는 곳인 만큼 사시사철 푸르른 숲을 자랑한다. 금산공원을 기점으로 올레길은 다시 바다를 향해 뻗는데, 여름 내내 붉게 피는 백일홍이 가득한 백일홍길을 따라서 걷다 보면 남에서 북으로 길게 이어져 고래의 등허리를 닮은 모양을 하고 있는 고내봉이 나온다. 높지 않은 오름이지만 한라산을 가리고 있어 고내리는 제주에서 한라산이 보이지 않는 몇 안 되는 마을 중 하 나이다. 오름 중턱에는 보광사가 있으며, 정상에는 옛 봉수대가 있던 자리 옆으로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고내리 마을과 애월해안도로가 발아래 보이고 멀리 비양도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오름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고내봉 둘레길까지 지나면 코스 옆으로 아름다운 연꽃을 활짝 피우는 하가리 연화지가 자리 잡고 있다. 연못 가운데 있는 육각정과 연꽃, 빨갛게 지는 노을을 같이 찍는다면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연못 옆에는 알록달록한 색으로 예쁘게 단장한 더럭분교가 있으니 한 번쯤 들러 동심의 세계로 빠지는 것도 15-A코스를 즐기는 한 방법이다. 하가리 갈림길을 지나면 어느새 종점인 고내포구 우주물 앞에 다다르게 된다. 15-A코스는 길이가 비교적 높지는 않지만 오름과 숲길을 지나 난이도는 ‘중’이며 여행객들에게 바다의 청량함과 숲의 경쾌함을 모두 느끼게 해줄 것이다.